국회의사당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방청 후기 > 담벼락+방명록(Guest Book)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담벼락+방명록(Guest Book)

국회의사당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방청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YamJeon 댓글 0건 조회 4,205회 작성일 16-03-01 12:17

본문

난생 처음 국회의사당이란 곳을 가봤다.

일단 지난 토요일 수원시 장안구 국회의원인 이찬열의원 수원 사무실에 전화해서 방청신청을 하고, 월요일인 오늘 확정 연락을 받아 국회로 고고싱. 방청석은 나름 국회의원의 초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듯 싶더라고.
이찬열 의원 서울 사무실로 연락하면 더 빠르게 방청신청을 할 수 있을거다. (02-784-5725 전화걸고 더민주 지지자인데 무제한토론 방청신청하려 합니다. 하면 될거임)

의원실에서 연락이 오고 방문시간 확정하고 무료주차까지 부탁해서 한방에 고고싱ㅋ 평일 오후라 주차공간이 한산해서 통한듯. 주말엔 힘들지도.
보안 검색을 두번하게 되는데 (국회의사당 입구에서 한번, 방청석 입장전 한번)
보안검색대를 통과할때는 초청자쪽과 동행해야 한다. (결론은 이찬열 의원 사무실 직원을 전화로 불러냄-_-귀찮으셨을텐데 죄송하고 감사하다.)
통과하며 신분증 보여주고 몸수색도 받음. 휴대폰은 휴대불가, 보안사무실에 맡겨두어야 한다. 다만 쓰고 있는 안경이 스마트 글라스나 글라스 캠코더 인지는 확인하지 않더라고.
음식물은 물론 생수도 반입이 되지 않는다. 박수나 환호성등 의사표현도 금지된다.

보안직원을 따라가서 지정해준 좌석에 앉아 한숨돌리니 국민의당 최원식의원이 토론을 하고 있었다.
장시간 토론에 지쳐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내용이 잘 들리지 않아 좀 답답했다.
마무리 멘트를 하실 때 최원식 의원은 나름 무리하셨는지 발언대에서 내려오며 휘청거리셨고 다른 의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로 돌아왔다. 3~4시간 정도 발언했다는데 저 정도면 열몇시간 동안 계속 서서 물만 마셔가며 발언한 사람들은 당최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고생도 이런 쌩고생이 없는거다.
좀 지나니 더민주의 홍익표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더라고, 일단 발음이 잘 들리고 설명을 이해하기 쉽게하며 논리의 아다리(?)가 딱딱 맞는 느낌이라 집중해서 들었다.
한참 듣다가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파져서-_-나왔다. (어뜨케 저러면서 열 몇시간을 발언하지-_-?)

연차쓰고 어렵게 왔지만 역시나 와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 것이 말야.
우선 방송에서 보도하는 것과 직접 와서 보는것은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었다.
직접 와보니 토론의 흐름과 전체적인 것을 보고 느낄수 있지만, 미디어에서 보는 것은 보도관제를 통해 누군가에 의해 선택되고 편집된 화면만 볼 수 있는거다. 이러한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PD들은 그바닥의 전문가들이고 이렇게 연출하면 국민 여론이 어떻게 흘러갈꺼다란 것까지도 다 예상할 수 있는 사람들이겠지. 결국 여론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 언론에서 보여주는 것들은 "골라진 팩트"에 불과하다.

또 하나의 큰 차이점은 나도 모르게 여론에 의해 씌워진 선입견과 프레임의 덫을 자각할 수 있다는거였다.
"필리버스터" 는 미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의사결정 진행 방해" 라는 것이지만 내가 현장에서 직접 본 것은 의사결정진행방해가 아닌 리저너블한 법안토론이었다. 국회의사당에 붙어있는 안내판은 "무제한 토론" 으로 되어있었다. 즉 내가 둘러본 국회의사당 어디에서도 필리버스터란 안내판은 없었으며 내가 본 필리버스터란 것은 TV화면과 인터넷 포털에서 나온거겠지. 나도 모르게 미디어에 의해 뭔가 씌워졌던 셈이다.

진보냐 보수냐 정치색을 떠나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치인이라면, 자신이 상정하거나 지지의사를 밝힌 법안에 상대방이 반박할때는 그것을 다시 논리적으로 재반박하여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며 이견을 좁히고 합의점을 찾아내는 것이 내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였다.
그런데 정작 야당의 반박의견과 근거를 들어야할 새누리 의석은 텅 비어있고 기자들과 방청객, 일부야당의원들만 그 내용을 듣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들 알고 있는것처럼, 무제한 토론에 참석하여 야당의 의견에 대하 자신의 의견과 근거를 피력한 여당의원은 단 한명도 없다는거다.
딱 봐도 그림이 그려진다. "니들이 뭔 짓을 해도 어차피 3월 10일 지나면 다수결 여당 쪽수로 무조건 법안 통과될거임ㅋㅋ"
 
선거와 개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고 왔다.
지금으로서는 정부가 과반을 차지한 여당을 통해 입맛에 맞게(국민들 통치, 통제하기 좋게) 입법을 하고 다수당이라는 쪽수로 밀어붙이면 그것을 막을 수단이 없다.
게다가 언론, 미디어가 보도관제를 받고 있는 요즘, 국민들이 스스로 알려고 하지 않으면 가리워진 진실을 알 방법도 없다. 야당이 이렇게까지 저지를 하고 있는 것이 상정한 법안의 어떤 조항을 문제삼아 이러는 것인지, 해당 조항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언론에서 보도한 것을 듣지도 보지도 못했고 나 역시 여기 오기전까진 이 법안의 세부 목차만이라도 찾아보질 않았다.
국민이 자각하고 개표를 투명화한 올바른 선거를 통해 언론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계속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될 거다.

3월 10일이 지나면 표결은 무조건 하게 되고 이래나저래나 결과적으로 법안통과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야당 역시 알고 있었을거다. 다만 의원 한사람당 열몇시간씩 발언해가며 몸빵-_-으로 이렇게까지 버티고 있는 것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치판과 현실에 대해 한명이라도 국민들이 자각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출구에서 찍은 기념사진 투척~* 그리고 오늘의 연차를 쓰게 해준 회사와 외출을 허락해주신 와이프님께 감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게시물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90
어제
287
최대
2,929
전체
273,733

그누보드5
Copyright © www.i9man.com. All rights reserved.